2016년 암해고법차창에서 만든 포랑대수 (봄차)입니다.

통단위로 개별 포장되어 있으며 죽통에 손잡이까지 달아두어 만듦새는 더할나위없이 좋습니다. 이 차는 제작직후 한국으로 수입되었으며 서울과 제주에서 줄곧 건창으로 보관되어왔습니다.

잡미나 잡향이 없는 깔끔한 병면입니다. 포장에 차유 흔적도 거의 없이 깨끗합니다.

어린 봄찻잎 입니다. 건차 상태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데 세차와 초반 1, 2포에서는 독특한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끔 포랑산 신차들에게서 만날 수 있는 향취인데 뭐라 설명하기는 애매하네요. 간혹 만나게 되는 그런 향입니다.

잎이 어려 그런지 초반에 우렸을 때는 굉장히 맛이 깔끔하고, 다소 심심하다 싶을 정도로 여운이 없이 딱 떨어지는, 끝맺음이 분명한 차 같습니다. 그런데 포를 거듭해 우릴수록 갇혀있던 고삽미와 차기가 본색을 드러내네요. 과하게 우리지 않았음에도 미간이 절로 찌뿌려질 정도로 강렬한 맛과 그 뒤를 잇는 회감이 과연 포랑산차가 맞긴 맞구나 싶습니다. 몇 모금 더 마시니 심장도 빨리 뛰는 것 같은 것 같습니다. 어이쿠... 어째 지금 먹을 차는 아니다 싶습니다.

당장 마시기엔 좀 이른 차라 소개를 미뤘었는데, 이런 (진화의)중간 과정도 있어야 나중에 차가 제대로 익었을 때 비교해 마시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원료로 잘 만든 차니 보관에 큰 문제만 없다면 결국 멋진 진년노차로 성장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