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 함은, 남쪽에서 나는 상서로운 나무로..."… 중국은 소위 말해 "차의 고향"이다.

최초로 차에 관해 쓰인 기록은 신농상백초(神农尝百草)로, 처음에는 차를 약재료로 사용했으나, 후에 우리가 즐겨마시는 형태로 변하였다.

좋은 말에 좋은 안장이라는 말처럼, 당시의 상인들도 좋은 포장을 통해 차를 마케팅했다. 그래서 현재까지 내려오는 차 포장에는 여러 시대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오늘 필자가 차 포장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면서 발견한 흥미로운 점들을 여러분과 나눠보고자 한다.

차 포장의 기본은 밀봉으로 직사광선과 바람, 습기로부터 차를 보호해야 한다. 그렇다면 예전 사람들은 어떤 재료를 이용해 찻잎을 보존했는지 알아보자.

1. 고대

1) 전국 시대: 비단과 마직물

역사 기록에 의하면, 차 포장은 전국시대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저장과 장거리 판매가 가능하게끔 찻잎을 햇볕이나 그늘에 말리기 시작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포장으로 이어졌다.

남자는 농사를 짓고 여자는 옷감을 짜는 게 당시 가장 기초적인 경제 생활이었다. 이로 인해 염직공예기술이 굉장히 발달한 시기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비단과 마직물이 포장의 주요 재료로 사용되었다. 오늘까지 전해지는 그림이나 사진 기록은 없으나, 마대자루와 비슷한 촉감이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비단-마직물을 이용한 포장은 가벼워 운송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방습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2) 서한 시대: 도기 저장

서한 시대에는, 찻잎 재배가 보편화되어 생산량이 높아졌다. 게다가 당시의 도기 공예가 발달한 탓에 차를 주로 보관하는 용기로 도기가 사용되었다.

도기는 통풍이 잘되고, 차의 잡냄새를 흡수할 뿐만 아니라, 습기와 직사광선도 막아준다는 장점이 있다.

(한·진시대 차를 보관하던 도기)

3) 당 ·송 시기: 화려함

당나라 시기에 국가가 통일됨에 따라 사회가 안정화되면서 차 생산과 발전의 전성기를 가져왔다. 동시에, 차 판매에 대한 세금 징수를 시작하기도 했다.

찻잎을 보관할 때 여러 겹의 종이를 싸서 보관했으며, 당대 문인들이 서로 새로운 차를 선물할 때 흰 종이 위에 차와 관련된 시조를 적어 보내기도 했을 만큼, 주머니를 이용한 포장 방식이 보편화되었다.

(당대의 차 포장함)

송대에 들어서, 차를 마시는 게 더 성행하기 시작했다.

당시의 차 형태는 크게 병차와 가루차로 나뉘는데, 병차의 경우 가장 간단한 포장방법은 대나무 잎으로 찻잎을 감싼 뒤 그 위를 면마로 된 띠로 두르는 방법이고, 가루차는 목함을 사용했다.

(송대 문인들이 차 마시는 모습)

송대에 칠기 공예가 떠오르면서, 칠기 또한 자주 사용되었다. 더욱이 당시 인쇄 기술의 발달과 맞물려 포장에 장식 문양이 첨가되었다.

4) 원나라 시대: 아름다움의 다양화

원나라는 중국 몽골족의 귀족이 세운 나라로, 여러 문화가 융화되는 특징이 있었다.

당시 왕족들은 수공예 기술에 관심이 많아, 제작소에는 여러 문화권의 장인들로 채워졌다. 이 덕분에 원대의 포장은 이전과는 다른 멋을 풍겼다.

(원대청화유차엽관)

5) 명·청시대 : 정교한 제작 방식과 풍부한 다채로움

명·청은 봉건 사회의 마지막 시대로, 고도의 전제정치가 예술 방면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정치 안정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룩한 시기였던 만큼, 사람들은 더욱더 화려한 포장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고위급 정치가들의 생활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은 포장 산업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고용 제도의 탄생으로 수공예 장인들 주동성과 적극성이 확대되어, 제작 공예에 큰 발전을 가져왔고, 차 포장도 더 다양해지고, 대중화하며, 전문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명대에는 가루차가 많이 사용되었는데, 가루차의 특성상 방습이 중요하여 포장 밀봉 기술이 많이 향상 되었다. 그래서 차통은 밀봉력이 좋고, 차 본연의 맛을 가장 잘 보존하는 도기와 자사가 주로 사용되었다.

(명대 자사 항아리)

청대에는 차 마시는 방식이나 포장 방식이 명대에 비해 조금 더 화려해졌다는 것을 빼면 별반 큰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명대의 청화자기는 기본적으로 단색의 유약과 분채(粉彩), 고채(古彩), 두채(斗彩)의 사용이 늘었고, 차 통은 황릉포(黄陵布)를 사용해 방습효과와 아름다움을 모두 잡았다.

자기와 자사를 기본 재료로 하고 여기에 도기와, 주석, 은, 유리를 더해 밀봉력을 높였다. 또한, 운남 보이차는 현지 대나무 잎을 이용해 포장했는데, 이 포장 방식은 간단하면서도 방습 효과가 뛰어나 현재까지도 종종 사용하곤 한다.

(청대 대나무 포장된 보이차)

< 2편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