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저렴하고 차품은 뛰어난, 우리가 늘 찾고 있는 진흙속의 진주 같은 차입니다.

이 차는 그리 유명하지 않은 진부(陈溥)차업 이란 곳에서 출품한 석귀고수차입니다.

2018년 봄에 봉경현 영명차창에서 만들었네요. 맹해지역에도 같은 이름의 차창이 있습니다. 땅이 넓고 같은 이름의 차창이 많기 때문에 중국 회사들은 영업집조(사업자등록증)에도 회사명 앞에 지역명을 함께 표기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대형차창의 차들은 못해도 기본은 하는 편이기 때문에 좋고 나쁨의 오차가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 차를 처음 받았을 때는 기대반 걱정 반 이었습니다. 이름없는 브랜드 차들의 경우에는 차품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이건 또 무슨 듣도보도 못한 차인가..' 싶은 걱정이 반, 내가 어떤 차를 좋아하는지 대략 아는 친구의 소개였기에 '그래도 기본은 하겠지?' 싶은 기대가 반이었습니다.

병면도 멀쩡하고 잎의 상태나 보관 상태가 좋아보입니다. 거기에 건차 상태에서부터 차향이 아주 좋습니다. 50점 이었던 기대감이 70점 까지는 올라갔습니다.

차를 우리면서부터는 기대감 지수가 70점에서 80점까지 올라갔습니다. 건차가 젖어들면서 우러나는 차향이 꽤나 매력적입니다. 적당히 농익었으면서도 달큰한 차향에, 차를 미처 마셔보지 않아도 양질의 차임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차탕은 농밀하며 구감은 두툼하고 매끄럽습니다. 미약하게 고삽미가 있습니다만 결코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며 차탕의 바디감을 더해주는 긍적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무엇보다 고삽미를 압도하는 단맛이 좋습니다. 부드러운 목넘김 후에도 진한 후운과 회감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네요. 이 정도면 충분히 90점 이상 줘도 될 것 같습니다.

일천한 진기에도 불구하고 지금 마셔도 훌륭한 양질의 차입니다. 무명의 브랜드와 얼마 안되는 진기가 이 차의 유일한 감점 요소인데 이대로 잘 보관해 시간만 흐른다면 보이차 애호가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좋은 차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도 좋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차입니다.